한국어에서 다름과 틀림이 같아지게 된 이유 추정에 트랙백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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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기 직전에 위 트랙백 보낸 글을 읽고 대강 생각나는대로 아래처럼 덧글을 달았습니다.
이 덧글이 달린 뒤 가고일님께서 원래 글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설명을 전개하는 덧글을 답니다.
가고일 님의 현대국어의 거센소리/된소리되기 경향도 국어학에선 아주 일반적인 설명방법입니다. 다만 운향목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발음의 유사성 자체만 가지고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사실 학부 교수님 정도 되는 분들의 설명은 좀 더 진지하게 전개됩니다. 다른 설명이란 뭐 그러니까 제가 수업시간에 들었던 국문학부 교수님의 설명에 제 생각을 좀 보탠 겁니다. 시작해 보지요.
"다르다"와 "틀리다"는 품사가 다르긴 하지만 의미가 유사한 부분이 있지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다르다"는 대상 A와 대상 B가 같은 층위에서, 또는 같은 수준의 하위속성끼리 비교했을 때, 대응하는 요소의 불일치성을 나타냅니다. ex1) 사과와 참외는 "색이 다르다" 또는 "모양이 다르다" 또는 "무늬가 다르다" 또는 "씨가 다르다" ... 등등.
한편 "틀리다"는 단독 지시대상 A에 대하여, 사안의 옳고 그름이나 사실의 적부를 나타내지요. 그런데 여기서 실은 "옳다" 또는 "적합하다"는 판단의 근거는 이미 전제되었거나 또는 드러나있지 않은 일반적인 준거점 B에 준하게 됩니다. ex2) "연습하다 혼자만 박자를 틀렸어" 또는 "책을 소리내어 읽다가 발음을 틀렸어" ... 등등.
즉 표현상으로는 지시대상 A만이 언급되지만, 인식구조는 기 언급된 지시대상 A와 언급되지 않는 준거점 B가 같은 층위에서, 또는 같은 수준의 하위속성끼리 비교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쪽(안 드러난 준거점 B)이 "판단 없이 타당"하기 때문에, A와 B가 대응하는 요소의 불일치성을 나타낼 경우 지시대상 A는 당연히 "틀린" 것이 되죠.
요약 : 다르다와 틀리다의 같은 점은 비교대상과의 불일치성이다. "다른" 점은, 다르다의 준거점은 양방 기준으로 상대적이고, 틀리다의 준거점은 일방 기준으로 절대적이란 것이다.
최근 방송에서 대중 일반이 구사하는 화법은 격정적이거나 격앙되어 있고, 자기주장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이를 설명하는 방식은 학계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은 그 "표현의 강경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인용한 덧글-가고일님께서 지적하신 "발음의 된소리/거센소리되기"현상 역시 이 경향의 경험적 실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즉, 대중 일반이 구사하는 표현/주장의 강경화 경향에 따라서 유순하고 중립적으로 고려할 때 필요한 "다르다" 대신 강경하고 단정적으로 선언할 때 필요한 (나는 맞고 너는)"틀리다"가 편향적으로 선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위 본론과 아래 보론은 서로 배타적인 설명은 아닙니다. 상호 보완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가설이지요. 그리고 이건 이미 알 수 없지만 "다르다"가 쓸 자리에 "틀리다"를 쓰는 경향이 퍼진 사태의 초기에 벌어진 현상이고, 요샌 둘이 별개로 구분되는지도 모르는 인간들(*애들?)도 많아서 습관적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보완적으로 "서브컬처 일본어 번역투"가 들어가면 설득적이죠. 이 설명방식이 유리한 점은 제가 덧글에서 이야기한 "어쩌다가 서브컬처 번역투가 대중 일반에 광범위하게/급속도로 확산되었는가"에 대해 논증할 부담이 없다는 것입니다.
간만에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덧. 이런 설명에서 출발하여, 오히려 일본어의 다르다/틀리다 어휘가 부분적으로 중복된 용례를 근거로 일본인들이 의식속에서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어떤식으로 다루는지 분석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덧둘. 원글이 과학밸리인듯 하니 여기서도 과학 밸리. 언어밸리는 아직도 안 만들어 준다. 더러운 놈들.
이글루스 가든 - 우리말 올바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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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기 직전에 위 트랙백 보낸 글을 읽고 대강 생각나는대로 아래처럼 덧글을 달았습니다.
Commented by imc84 at 2009/06/24 17:58
이 덧글이 달린 뒤 가고일님께서 원래 글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설명을 전개하는 덧글을 답니다.
가고일 님의 현대국어의 거센소리/된소리되기 경향도 국어학에선 아주 일반적인 설명방법입니다. 다만 운향목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발음의 유사성 자체만 가지고 설명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사실 학부 교수님 정도 되는 분들의 설명은 좀 더 진지하게 전개됩니다. 다른 설명이란 뭐 그러니까 제가 수업시간에 들었던 국문학부 교수님의 설명에 제 생각을 좀 보탠 겁니다. 시작해 보지요.
의미론적 설명
"다르다"와 "틀리다"는 품사가 다르긴 하지만 의미가 유사한 부분이 있지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다르다"는 대상 A와 대상 B가 같은 층위에서, 또는 같은 수준의 하위속성끼리 비교했을 때, 대응하는 요소의 불일치성을 나타냅니다. ex1) 사과와 참외는 "색이 다르다" 또는 "모양이 다르다" 또는 "무늬가 다르다" 또는 "씨가 다르다" ... 등등.
한편 "틀리다"는 단독 지시대상 A에 대하여, 사안의 옳고 그름이나 사실의 적부를 나타내지요. 그런데 여기서 실은 "옳다" 또는 "적합하다"는 판단의 근거는 이미 전제되었거나 또는 드러나있지 않은 일반적인 준거점 B에 준하게 됩니다. ex2) "연습하다 혼자만 박자를 틀렸어" 또는 "책을 소리내어 읽다가 발음을 틀렸어" ... 등등.
즉 표현상으로는 지시대상 A만이 언급되지만, 인식구조는 기 언급된 지시대상 A와 언급되지 않는 준거점 B가 같은 층위에서, 또는 같은 수준의 하위속성끼리 비교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쪽(안 드러난 준거점 B)이 "판단 없이 타당"하기 때문에, A와 B가 대응하는 요소의 불일치성을 나타낼 경우 지시대상 A는 당연히 "틀린" 것이 되죠.
요약 : 다르다와 틀리다의 같은 점은 비교대상과의 불일치성이다. "다른" 점은, 다르다의 준거점은 양방 기준으로 상대적이고, 틀리다의 준거점은 일방 기준으로 절대적이란 것이다.
보론 - 언어문화적 맥락.
최근 방송에서 대중 일반이 구사하는 화법은 격정적이거나 격앙되어 있고, 자기주장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이를 설명하는 방식은 학계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은 그 "표현의 강경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 인용한 덧글-가고일님께서 지적하신 "발음의 된소리/거센소리되기"현상 역시 이 경향의 경험적 실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즉, 대중 일반이 구사하는 표현/주장의 강경화 경향에 따라서 유순하고 중립적으로 고려할 때 필요한 "다르다" 대신 강경하고 단정적으로 선언할 때 필요한 (나는 맞고 너는)"틀리다"가 편향적으로 선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위 본론과 아래 보론은 서로 배타적인 설명은 아닙니다. 상호 보완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가설이지요. 그리고 이건 이미 알 수 없지만 "다르다"가 쓸 자리에 "틀리다"를 쓰는 경향이 퍼진 사태의 초기에 벌어진 현상이고, 요샌 둘이 별개로 구분되는지도 모르는 인간들(*애들?)도 많아서 습관적으로 쓰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보완적으로 "서브컬처 일본어 번역투"가 들어가면 설득적이죠. 이 설명방식이 유리한 점은 제가 덧글에서 이야기한 "어쩌다가 서브컬처 번역투가 대중 일반에 광범위하게/급속도로 확산되었는가"에 대해 논증할 부담이 없다는 것입니다.
간만에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덧. 이런 설명에서 출발하여, 오히려 일본어의 다르다/틀리다 어휘가 부분적으로 중복된 용례를 근거로 일본인들이 의식속에서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어떤식으로 다루는지 분석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덧둘. 원글이 과학밸리인듯 하니 여기서도 과학 밸리. 언어밸리는 아직도 안 만들어 준다. 더러운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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