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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일본어의 그늘

어제 썼던확실하게 틀리지 않으면 더 나쁘다에 트랙백.
저 포스팅에 코멘트 해주신 분에게 답을 달려다가 얘기가 길게 되어 따로 쓴다.

(답 코멘트 앞부분↓)
영어 영향도 무시 못합니다만, 제가 앞서 이야기한 '레포트'에서는 일본어투의 영향이 분명하다고 주장합니다. 일제시대 서양문물을 먼저 받아들이고 체계화한 일본에서 근대적인 교육체계의 바탕이 짜였다는 건 아실테고. 강점기와 남북전쟁과 미군정을 겪은 시기에 일련의 낙후된 사회기반을 가다듬기 위해서, 대부분의 근대사회적 시스템이나 학문과 같은 것들을 대개 통째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죠. 할아버지 세대만 해도 "일어판 성문기본영어"를 공부했던... 뭐 그런 시대였다는데 저는 딱히 더 할말은 없네요.(사실은 잘 몰라요.)


(답 코멘트에서 뺀 부분↓)
이하는 100% 제 뻔뻔한 추론에 의해 날조된 픽션이랍니다. 재미로 봐 주세요.

사회학, 경제학, 수학, 법학 이런 학문은 그렇다치고 어학계열 교재까지 수입해서 썼다는 얘깁니다. 단편적인 예는 얼마든지 있지만 차치하고, JoysTiq님이 말씀하신 "영어의 영향" 이전에 제가 주목한 것은 영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교재를 써서 공부한 어른들에 의해서 근대 한국의 영어교육체계가 정립되었을 가능성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공부해서, 영어선생님이 되고, 영문법 교재도 쓰고. 뭐가 남을까요. 일본식 영어 교재가 재생산되지요. (교육이 이래서 무섭다니까)
저는 신앙이 없고, 종교에 대해서는 중립이지만 개신교 쪽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 전체에 대해서도 딱히 좋은 인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외국인 선교사들이 포교를 위해서 우리말로 성경을 번역하고 한글2008. 10. 31한국어로 성경을 번역해서, 그당시 언중들의 문맹률 감소에 기여한 개연성이 있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성경을 보면- 개정판이니 뭐니 저는 잘 모르지만 -번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의 구사 자체는 종교적 품색을 온전히 띠고 있으면서도 일본어투 따위는 찾기 어렵습니다. 번역작업이야 외국인 선교사와 우리나라 사람이 했겠죠. 그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아마 일본어판 성문영어가 아니라,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영어를 배워왔을테니, 우리나라 사람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혔을 테고, 그러한 의식이 반영된 문장을 구사하여 성경을 번역하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에, 날조는 여기까지. ㄳ)


내가 들먹거린 '성문영어 일본어판' 같은게 실제로 있단 얘기는 아니다. 그런 도시전설이 있다는 거. 일본에서 출간된 영문법서들을 상당량 베껴참고해서 만든게 성문XX영어시리즈라더라. 검색을 좀 해봤더니 흘려들을만한 풍문이 한 가지 있다.

여기 링크에서는 어떤 분의 영문법서적 리뷰가 길게 나타나는데, 본인이 필요했던 부분은 이런 얘기다.
[참고]

맨투맨, 영어의 맥 시리즈 등 80~90년대 영어참고서 중 80% 이상은 고 안현필 선생의 영어실력기초, 메들리 삼위일체 강의, 영어기초오력일체, 송성문 선생의 성문종합영어, 기타 일본에서 나온 문법서를 무작위로 배낀 책이다. 더욱이 맨투맨을 지은 고 장재진 선생과 영어의 맥을 지은 이광용 선생은 잘나가는 스타 학원강사였기에 하도 익숙해 져서 그런식으로 적었을 것이다. 이런 책들의 문제점은 시제, 조동사, 가정법에서 나타난다. -> 고어체, 문어체 영어이기도 하고 예문들이 50년 이상이 된 것이 많아서 요즘 수능이나 다른 영어, 회화와 거리가 잇어서 문제가 된다.


이상. 일본어로 쓴 영문법교재를 번역해 쓴 책으로 공부한 한국 학생의 영문법은 우리말에 어울릴까 일본어에 어울릴까. 글쎄 아무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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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oysTiq 2007/07/16 12:05 # 답글

    아.. 그렇군요.
    한 언어를 2차로 전해받느냐 아니면 모국어의 방식으로 이해하느냐..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였습니다.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배우고 갑니다. ^^

    사실 저는 성문영어도 맨투맨도 무지 싫어했더랍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영어를 정말 못했었죠. 정작 외국인들도 쓰지 않는다는 용도들을 첫글자만 따서 외워야 하는 게 싫었어요. 요즘 서점에 가면 그런 '실용성없는' 영어교육의 폐해를 성토하는 책도 많더군요. 아주 조금씩, 바로잡혀 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
  • imc84 2007/07/16 16:30 # 답글

    JoysTiq << 전 게으른 학생이다보니 어떤 문법서가 좋은지 싫은지 가릴 정도로 공부한 적이 없어서 ㄱ-;; 부끄럽습니다.

    여담이지만 컴퓨터공학 계열 영문원서 같은 경우, 영어→한국어 번역보다 영어→일본어→한국어 번역판이 좀더 원저작의 내용에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번역 솜씨만의 문제일까요...
  • 헛헛 2007/09/18 21:29 # 삭제 답글

    성문종합영어나 맨투맨이나 일본서적 따라했다고 욕하면 뭐 좀 있어보이고 민족의식이 투철한 것처럼 생각되나 그런거 따지고 있으면 죽도 밥도 안됩니다. 그시대에 흐름에 편승해서 공부하면 되는 것인데
    회화위주의 교육을 도입했다는 현대의 중고등학교 수능세대의 영어회화실력이 과연 성문이나 안현필 시대보다 나아졌다고 볼수 있을까요?
    선무당이 답찍기식의 짓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기지의 시험풍경이지요 시험을 위한영어따로 말을위한 영어따로인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을 모르고 중고등학교 영어공부해서 말못한다는 헛소리에 놀아나는 우리 대한민국의 불쌍한 영어 사대주의자들 으이구
  • 헛헛 2007/09/18 21:35 # 삭제 답글

    교육방법이나 책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의 개인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이미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 대한민국에서 영어사용 능력은 고려나 이조시대의 한자 사용능력과 맞먹는 것이지요 그 능력을 못기르면 사회의 하층민으로 전락해서 살아야하는것이고 옛시대의 문맹의 무지렁이들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야하는 현실이지요. 직업과 빈부에 따라 귀천은 있는 것입니다. 현대 민주사회는 원칙상의 평등이지 현실은 옛시대와 다르지 않지요 약육강식 적자생존은 모든 생명체의 진실이니.
  • imc84 2007/09/18 22:10 # 답글

    헛헛 << 일단 방문감사합니다.
    성문영어가 일본책 따라했다고 욕하는 사람은 아직 못봤네요. 다소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문법위주 학습이기때문에 독해에 치중해서 요즘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구술이나 보편적인 회화능력을 전혀 길러줄 수 없다, 뭐 그런 취지에서 지적을 하더군요. 그래서 언어소통의 4가지 활동(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을 아우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뭐 이런얘기겠죠(어차피 책만 갖고는 절대 성취할 수 없는 단계)...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공부하면 되었죠, 네 그건 사실이고 게다가 현재도 유효합니다. 단지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을 뿐이고, 성문영어시리즈같은게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서 좀 한심해 보인달까 그런거겠죠.
    헛헛님이 지적하시는 부분이 뭔지는 알아들었는데 이거 좀 넋두리같달까 뭐랄까 제 포스팅 내용이랑 좀 엇나가는듯...

    원래 제가 하려던 말이야 뭐 딴소린데요. 영어교재가 예전엔 어땠는데 지금 어떠하니까 몇년을 공부했다는 공교육 영어가 이모양 운운. 이게 아니라 근래 창궐하고있는 번역투 문체란 것때문에 시비를 좀 걸어 본 것입니다. 일본어 번역투랑 영어 번역투가 은근히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아서요. 이게 관계가 있다면 이러이러한 관계가 있겠거니... 하고 일제때 영어교재의 판박이 문법이 일본어->영어->번역투 이런식으로 어쨌든 일본어 영향권 아래 있다고 본것이죠. 즉 영어 번역투는 그 본연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 그러한 경향을 만들어낸 기저에 일본어투가 깔려있다.

    그리고 두번째 덧글은 흠 고려는 확실하지만 이조시대 한자 사용능력... 까지는 아니죠 사실 요새도 한자 많이 쓰고 공문서나 법문이나 한글화 많이 했지만서도 행정용어같은거 여전하고. 이조시대땐 한자를 식자층이 많이 썼고 후기로 가면서 서민층 이하나 여성들이 한글 쓰고... 영어는 지금 보면 생활전반에 미국발 길거리영어가 난무하고있고 고급영어는 없습니다. 배우기는 고급으로 배우는데가 있겠죠 근데 국내엔 그거 쓸데가 없다는거... 취직용 영어는 또 다른차원이고 공기관이나 높은분들은 여전히 한자고수하고 일반인들은 한글에 대한 애증으로 점철된 생활. 영어는 뭐 그냥 불타는 증오심과 오기의 발현이지 좋아서쓰는사람 많지 않죠 게다가 진짜 잘쓰는사람은 티도 안내고(아마 다 물건너가서 잘먹고 잘살듯)...

    잔소리가 길었는데 흠 하여튼 시험용 회화용 영어 따로노는거 맞고요. 영어사대주의 맞고요. 근데 적응해야되는것도 맞고요. 한자는 아직도 최소 수십년은 뻐길거고요.(영역이 꽤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모르죠 중국의 약진으로 반등세 가능.. 이미 4년제 중국어학과 지원추세 보면...) 하여튼 억울하면 출세해야죠 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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